계절이 지나면

세 번째 이야기는 '계절이 지나면'. 얼마전에 앨범 '우리 계절이 지나면'을 발표한 '민설'의 앨범과 동명의 수록곡 '우리 계절이 지나면'을 들으면서 어떤 곡이 떠올랐습니다. 먼저 매력적인 허스키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민설의 우리 '계절이 지나면'을 들어볼까요?


제목과 연관성이 있는 "우리 계절이 지나고 남이 되는 일이 낯설은 이 기분"과 "우리 둘의 계절은 사라져 가지만"이라는 가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로 보았을 때, 분명 '계절'이란 두 사람의 '인연' 혹은 '사랑한 시간'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제가 떠올렸던 한국계 미국 뮤지션 'Susie Suh'의 'Seasons change'를 들어보겠습니다.



제목부터 "Seasons change", "계절이 바뀌네"입니다. 제목부터 "우리 계절이 지나면"과 비슷한 느낌 아닌가요? 너무나도 시적인 가사를 일부 살펴보죠.

"Seasons change. (계절이 바뀌네요.)
They change when you don't seem to notice. (당신은 알아채지도 못했지만 그들은 바뀌죠.)
All of sudden, (갑자기)
Wind grows cold (바람은 차가워지고)
And then the snowflakes start to fall (눈발이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It`s kinda like when I fell in love with you (내가 당신과 사랑에 빠질 무렵 같아요.)
I, I didn`t even notice (난, 나 역시 알아채지 못했어요.)
When you didn`t love me anymore (당신이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았을 때를)

...

Season`s change (계절이 바뀌고)
And you grow a little older (그대는 조금 나이를 먹겠죠.)
Nothing stays the same (어떤 것도 그대로 머물지 않아요.)
The past becomes the future (과거는 미래가 되죠.)"

민설의 노래와 마찬가지로 계절의 변화처럼 사랑도 변합니다. 계절처럼 변하는 사랑, '계절의 변화'가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변하는 사랑도 막을 수 없는 일일까요? 사랑은 '사람의 일'이고 '마음의 일'인데도 불가능한 것일까요? 바보같은 답이지만, 이런 노래들이 있다는 점은, 그 변화도 돌이킬 수는 없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뮤지션의 어조에는 분명 차이가 들립니다. 민설은 '아쉬움, 혹은 약간의 미련'과 '어떤 고마움'이 담겨져 있습니다. '추억'이라고 불릴 만한 기억은 분명 '좋았던 기억'일테니까요. Susie Suh의 어조는 '조금은 처절함'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곡의 마지막으로 가면서 '관조 혹은 달관'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마지막 "Only the cherry blossoms they bloom again", "오직 벚꽃, 그것들만이 다시 피어나겠죠."라고 읖조리는 부분은, 자연의 섭리 앞에서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떠오르게 합니다.

마지막은 일본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안녕, 언젠가' 중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보내는 편지로 마무리할게요.

"안녕, 언젠가

인간은 늘 안녕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 돼
죽을 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이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안녕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민설', 목소리가 참 매력적입니다. 요즘같이 나른한 날 들어도 딱 좋을 노래들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앨범 타이틀 곡은 좀 아쉽더군요.

*'Susie Suh', 몇 년전에 내한공연도 했었습니다. self-titled album 'Susie Suh',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좋은 곡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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