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
네 번째 이야기 '마지막 가는 길'. 제목처럼 두 편의 '비극'과
관련된 노래들을 들어보죠. 먼저 '이바디'의 'Songs for Ophelia" 수록곡인 '오필리어'입니다. 오필리어는
바로 '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여주인공이죠. (유튜브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가사로 대신하죠.
아마 네이버 등에서 검색해보시면 들을 수 있을듯.)
"흐르는 밤의 물결
나를 부르는 노랫소린 양
끊임없이 그칠 듯 말듯
어쩌면 그리도
맑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나
이젠 어디로 갈까
고운 꽃들로 머리에
이고
바람의 노래를 따라
끝없이 부르는 소리 눈을 감아도 들려오네
속 깊은 하늘은 나를 못본척 감싸고
친절한 강물은 지친 나를 삼키고
아아아아아아~
그리운 그대 목소리 눈을 감아도 들려오네"
아버지와 연인을 잃은, 아마도 세상 모든 것을 잃은 상심에 결국 삶보다는 죽음을 택한 오필리어의 마지막 모습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이 곡에서 어떠한 원망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가사가 "그리운 그대 목소리, 눈을 감아도 들려오네"라고 할 정도로, 사랑을 깨고 아버지를 죽여 연인에서 원수로 바뀐 햄릿에 대한 원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이 무너질 듯한, 장탄식(長歎息)에서 원망이 비치는 듯하나, 그 원망은 햄릿을 향하기보다는, 어리석은 사랑을 했던 자신을 향하는 느낌입니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설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의 OST 수록곡인 '티파니'의
'나 혼자서'입니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도 역시 비극이죠.
이 노래에서 '오필리어'처럼 죽음을 비유하는 가사는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양과는 달리 '환생(還生)'에 대한 믿음이 강한 동양의 정서를 표현하는 '다음 세상'이라는 단어로 죽음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낙랑공주의 마지막을 노래한 이 곡에서도 역시 원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배려와 소원만이 들릴 뿐입니다. 다음 곡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So Good Bye'입니다.
가사는 이렇습니다.
"So Goodbye. (안녕)
I think I should have told you (그대에게 말해야 했어요)
that I´m still yours (난 아직 당신의 것이라고)
so goodbye my love (안녕 내 사랑)
So Goodbye. (안녕)
I hear the birds singing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요)
It´s time to go (가야할 시간이네요)
so Goodbye my friends (안녕 내 친구)
I thought, You would do but I was wrong (당신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잘못이죠)
Now, I see myself still left alone (지금 난 아직 홀로 남아있죠)
Now, I think I know where I belong (지금 내가 있을 곳이 어딘지 알 것같아요)
Now, I don´t want to let this life go on (지금 나는 이 삶이 계속되길 바라지 않아요)
No more, no more (더 이상, 더 이상)
So Goodbye (안녕)
Those bittersweet memories (그 달콤씁쓸한 기억들)
once so lovely (한 때는 너무 사랑스러웠던)
So Goodbye, I´m gone (안녕 나는 가요)
So Goodbye (안녕)
Those pretty starry eyes (그 예쁘고 빛나는 눈동자)
once just for me (한 때는 단지 내 것이었던)
So Goodbye, i´m gone (안녕 나는 가요)"
놀랍게도 이 가사의 작사는 '오필리어'와 동일하게 '호란'이 했습니다. '호란'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데뷔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I'm gone"의 gone은 대부분 '마지막 혹은 사라짐'을 의미하게 해석됩니다. 이 곡에서도 '나는 사라진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고, 역시 '죽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곡도 원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컬 '은지'의 목소리에서는 '옅은 미소'까지도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비극은 더 슬퍼집니다. 마지막 가는 길, 그 길과 함께하는 '미덕(美德)'은 비극을 더욱 슬프게 하는 마지막 장식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은 '황경신' 작가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일부로 마무리할게요.
"그럼 난 그 눈도 입술도 손가락도 다 잊을 테니
그렇게 간절하던 맹세의 말도 다 잊을 테니
언젠가 어디선가 그대 다시 만나도
그대인 줄 모르고 스쳐지나가겠죠
그렇게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다른 사람으로 다르게 만나면
그대와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질 수 있겠죠
그대가 나를 버리시니
난 영원을 약속하겠어요
변하고 변하고 변하여
완전한 무(無)가 되어
그대 마음에 그림자 하나 드리우지 않겠어요
그럼 난 그대에게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가 될 테니
그대에게 영영 잊혀지지도 않겠죠"



